필요한책의 다섯 번째 책,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슬픈 장난감』이 나왔습니다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정식 단카집을 모두 내겠다는 계획을 이번 『슬픈 장난감』을 내면서 드디어 마무리지었습니다.

다쿠보쿠의 산문 두 편이 담긴 초판 『슬픈 장난감』의 구성을 그대로 살렸으며 다쿠보쿠가 직접 작성한 노트본으로 작업한,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슬픈 장난감』의 완전판이라고 자부합니다. 긴 숙제를 끝낸 듯하여 시원한 마음입니다.

책 소개


청춘, 여기서 스러지다

천재이시카와 다쿠보쿠의 마지막 노래

당대의 수많은 요절 작가들을 만들어낸 병, 폐결핵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이시카와 다쿠보쿠는 몸져누운 채 친구이자 편집자인 도키 아이카를 집으로 부릅니다. 병마에 시달려 흐리멍덩한 눈을 한 채로 친구를 맞이한 다쿠보쿠는 한 권의 노트를 그에게 건네줍니다. 제목도 없이 194수의 단카가 실린, 작가 자신이 음산한 노트라고 부른 그 노트는 도키 아이카 손에 쥐어졌고, 다쿠보쿠는 그에게 만사를 잘 부탁한다라고 말합니다. 그것이 두 사람의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꿈을 쫓으며 작가로서의 성공을, 더 나은 세상을 바랬던 다쿠보쿠는 그 어느 것도 이뤄지는 모습을 보지 못한 채 1912413일 오전 아홉 시 삼십 분 경에 눈을 감습니다. 26년 동안의 짧은 생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러나 작가로서의 다쿠보쿠는 되려 그가 세상을 떠난 그 시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여기서부터 전개된 이야기는 어떤 역사적 아이러니에 가깝습니다. 도키 아이카의 손에 들린 음산한 노트는 다쿠보쿠의 문학론이 실린 두 편의 산문 어느 이기주의자와 친구의 대화, 단카에 관한 여러 가지와 함께 그의 최후의 단카집 슬픈 장난감으로 만들어져 발표됩니다. 그리고 슬픈 장난감한 줌의 모래와 더불어 이시카와 다쿠보쿠의 재발견을 이끌면서 다쿠보쿠는 죽음과 함께 불멸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지독한 슬픔으로 만들어진

지독한 세상을 위한 슬픈 위로

슬픈 장난감에 실린 단카들은 다쿠보쿠가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 속에서 특정한 큰 주제로 묶여지지 않은 채 자유롭게 쓰여진 편린들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 특유의 생활감은 여전히 살아있으되 전작인 한 줌의 모래에서 보여줬던 서정성은 매우 희박해졌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것은 슬픔과 고통, 가난과 허무입니다. 어딘지 처연해지는 제목인 슬픈 장난감부터가 산문 단카에 관한 여러 가지의 마지막 구절인 단카는 나의 슬픈 장난감이다라는 글에서 따온 것입니다. 따라서 슬픈 장난감은 자연스럽게 정형시로서의 단카를 슬픈 언어유희로 바라보는 저자의 정서를 짐작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여기에 실린 감정들 대부분이 고통스러운 생활에 대한 감상과 허무를 향한 이끌림이긴 하지만, 동시에 생이 끝날 때까지 미래를 추구하는 굳은 심지 또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병을 심각하게 앓으면서도 사회 혁명을 말하며 미래를 향한 열망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허무와 냉소와는 또 다른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쿠보쿠의 문학이 보여주는 메타자아로서의 성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이중적 측면과 그 모순을 직시하는 태도야말로 다쿠보쿠의 문학적 특징입니다.


슬픈 장난감초판의 구성을 유지하며

다쿠보쿠의 원본 노트로 편집한 완전판

필요한책은 한 줌의 모래에 이어 이번 슬픈 장난감을 내놓음으로써 공식적으로 다쿠보쿠가 관여하여 만들어진 그의 대표 단카집을 모두 출간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슬픈 장난감은 다쿠보쿠 자신이 편집을 승락한 초판본대로 두 편의 산문 어느 이기주의자와 친구의 대화, 단카에 관한 여러 가지를 그대로 수록하였습니다. 다쿠보쿠가 문학을 어떤 기준으로 봤으며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이 두 편의 산문은 다쿠보쿠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본서에서 다쿠보쿠의 단카 부분은 도키 아이카 편집본을 참고하면서, 다쿠보쿠가 직접 육필로 쓴 노트본을 구하여 그에 맞춰 번역과 일본어 원문 편집을 진행하였습니다. 다쿠보쿠의 의도가 그대로 살아있는 노트본으로 만든 이 슬픈 장난감은 일본에서도 구하기 어려운 슬픈 장난감의 완전한 판본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했으며 그 의도에 부합되는 의미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책속에서


P9:

눈을 감아도,

마음에 떠오르는 무엇도 없다.

쓸쓸하게도, 다시, 눈을 뜨는 수밖에.


P13:

언제까지고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심정이 끓어오른,

깊은 밤의 거리거리.


P15:

가는 도중에 환승해야 할 전차 없어졌기에

울어버릴까 했지.

비도 오고 있었고.


P19:

어떻게 되든 마음대로 되라고 말하는 듯한

나의 요즘 나날을

홀로 두려워한다.


P43:

실수를 하여 밥그릇 깨뜨리고,

뭘 망가뜨리는 기분이 괜찮음을

오늘 아침도 느껴.


P128:

나는 내 생명을 사랑하기에 단카를 지어. 나 자신이 무엇보다도 사랑스럽기 때문에 단카를 짓는다고. 하지만 그 단카도 멸망할 거야. 논리 때문이 아니라 내부로부터 멸망할 거야. 빨리 멸망했으면 좋겠지만 아직 멀었어.


P137:

단카를 짓는 것을 무언가 훌륭한 일이라도 하는 듯 생각하는 멍청한 녀석이로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또 과연 스스로 말하듯 가련한 소학교 교사임에 틀림없다고 여겼다. (…) 그러나 그 반감도 곧바로 거둬들여야 했다. ‘부러운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가볍게 측면에서 흘러들어왔기 때문이다.

 

추천글


도널드 킨:이시카와 다쿠보쿠는 최초의 현대 일본인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항상 우리를 매혹시킨다.

이노우에 히사시:어떤 시대의 사람이라도 사람인 이상 반드시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인생의 갖가지 괴로움을, 명확한 말과 행동으로 바로 드러내며 열거한 사람.



저자 소개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

1886년 이와테현에서 태어났다. 모리오카 보통중학교를 중퇴한 후 문학지 묘조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시부타미 보통소학교·야요이 보통소학교 대리교사와 하코다테 일일신문·기타몬신보·오타루일보·구시로 신문기자 등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이후 아사히 신문교정계에 취직하여 후타바테이 시메이 전집을 교정하고 아사히가단의 선자(選者)로 일하던 중 1912년에 폐결핵으로 요절했다. 저서로는 가집 한 줌의 모래, 슬픈 장난감, 시집 동경, 호루라기와 휘파람, 소설 구름은 천재로소이다등이 있다.


엄인경(嚴仁卿)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본 중세문학을 전공하여 2006년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일본 고전문학의 사상적 배경과 현대적 해석, 식민지기 일본어 시가문학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저서에 일본 중세 은자문학과 사상, 문학잡지 國民詩歌와 한반도의 일본어 시가문학, 옮긴 책에 조선인의 단카와 하이쿠, 조선 민요의 연구, 단카로 보는 경성 풍경, 한 줌의 모래등 다수가 있다.



차 례_Contents


슬픈 장난감しき玩具

어느 이기주의자와 친구의 대화一利己主義者友人との対話

단카에 관한 여러 가지のいろ/\

해제

이시카와 다쿠보쿠 연보

댓글 (9)

  • 시녹2018-04-19 10:39

    파이팅

  • 필요한책2018-04-25 12:24
    시녹

    고맙습니다.

  • 공공북스2018-04-20 16:02

    목차만 봐도 읽고싶어지네요!

  • 필요한책2018-04-25 12:24
    공공북스

    감사합니다.

  • wataboog2018-04-21 23:26

    멋진 책이네요!!!

  • 필요한책2018-04-25 12:25
    wataboog

    기쁘게 생각합니다.

  • 홍홍2018-04-23 16:13

    저는 단카 전공은 아니지만 ㅎ 일본 근대문학 전공한 사람이라,, 참 반가운 책이네요. 축하드립니다^^

  • 필요한책2018-04-25 12:26
    홍홍

    전공자셨군요. 일본 근대문학은 앞으로도 몇 권 더 내게 될 것 같습니다.

  • 남해산책출판사2018-04-25 18:58

    어려운 일을 해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태그: 이시카와다쿠보쿠, 슬픈장난감, 단카, 필요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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