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를 따라 ‘그림의 나라’로- 남해 북스테이 산책, 소설 연재 30일째

출사요? 장원급제요? 조정으로 나갈 길이 아예 막혔으니 꿈도 꾸지 말라고 저 태어날 때부터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남해 산책 출판사 & 북스테이 게스트하우스 소설 연재작은, 김조숙 작가의 <그림의 나라>입니다.
강세황(김홍도의 스승), 자화상,1782년 비단에 채색, 세로 88.7cm 가로 51cm, 보물 590호, 개인 소장

 “제가 술만 좀 마셨지, 계집질을 했습니까? 노름을 했습니까? 친구들에게 술 좀 얻어 마신 게 뭐가 그리 큰 잘못이란 말입니까?”
 얻어맞으면서도 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술이 덜 깬 구릿한 냄새가 휘가 입을 벌릴 때마다 오물처럼 튀어나와 방을 채웠다.
 “목소리 낮춰라 이놈, 부끄럽다. 부끄러워 내가 얼굴을 들고 살 수가 없다 이놈아. 할아버지 들으실라 이놈아. 네놈은 네 처 보기 창피하지도 않으냐? 네 동생 승이 보기 부끄럽지도 않아? 공부 열심히 해서 출사할 생각은 하지 않고 허구헌 날 술타령이니 네놈을 어찌하면 되겠는가!”
 “출사요? 장원급제요? 조정으로 나갈 길이 아예 막혔으니 꿈도 꾸지 말라고 저 태어날 때부터 가르치지 않았습니까? 이제 제 머리 돌덩이처럼 딴딴해진 터에 웬 과거란 말입니까? 제가 승이처럼 머리가 좋길 하답니까? 아니면 승이처럼 일찌거니 공부를 해왔습니까? 허, 승이는 외가를 택해 얼굴도 잘났지요. 저는 할아버지 닮아 꼭 원숭이 아닙니까? 이대로 살게 놔두십시오. 이게 다 아버지 탓이고 할아버지 탓이고 이 잘난 가문 탓이지 왜 제 잘못입니까?”
 휘의 두 눈이 시뻘겋다. 술기운만은 아닌 물기가 두 눈에 고여 있다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놈아 듣자 듣자 못하는 말이 없구나.”

                      ‘그림의 나라’ 45페이지.

2018년 4월 21일 토요일 오후 2시
여태전 선생님의 ‘시로 풀어보는 인문학’ 강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남해산책출판사에서 처음으로 만든 책, 김조숙 작가의 소설<그림의 나라>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립니다.

댓글 (4)

  • 유쾌하게2018-04-14 21:42

    좋은 곳이네요.
    언제가 꼭 놀러가 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책을 만드시니 부럽습니다.

  • 남해산책출판사2018-04-15 06:42
    유쾌하게

    고맙습니다^^

  • 다사희2018-04-18 15:55

    아름다운 경치네요. 남해안은 갈 때마다 늘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입니다. 가고 싶다 ㅎㅎ

  • 남해산책출판사2018-04-18 16:36
    다사희

    남해 바다에 오시면 차 한 잔 하시러 오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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