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버니』를 출간하게 되었나? : 출간 뒷이야기

 

출판사 신간이 나왔습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표지 이미지와 가제본을 올린 적 있는 『버니』입니다.

   10여년간 몸담은 군 생활을 정리하고 출판계에 들어선지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버니』는 열세 번째 역서이자, 일곱 번째로 발행한 책입니다. 그간 제가 낸 책들이 대부분 텍스트 위주인 반면 『버니』는 카툰입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큰 화제가 된 인물, 버니 샌더스의 삶과 정치철학, 그리고 샌더스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저자 특유의 캐리커쳐(〈한겨레〉 서평에 따르면 “꺼벙해 뵈는 그림체”)와 함께 들려주는 책이랍니다.

  『버니』를 알게 된 것은 서해문집의  A 편집자 덕분입니다. 저는 ‘스노든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이미 두 권의 책을 냈고,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던 A 편집자가 미국 여행 중 관련 도서를 발견하고는 제보해 준 겁니다. 아마존 서점에서 확인해 보니 저자는 테드 롤이라는 진보 성향의 미국의 유명 시사만화가였습니다. 두 차례 로버트 케네디 언론상을 받았고, 퓰리처상 최종 후보에도 오른 실력 있는 작가였죠. 테드 롤의 『스노든』은 미 국가안보국 도감청 폭로의 주인공인 에드워드 스노든에 초첨을 맞춘 책이라 ‘스노든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기획하면 딱이었습니다. 당장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을 했고, 그게 작년 11월이었습니다.

 

    저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던 중 올해 1월에 『버니』라는 신간을 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버니 샌더스는 힐러리를 상대로 ‘선전’하는 정도였습니다. 이른바 본격적인 ‘돌풍’이 불기 전이었죠. 국내에서 두 권의 책이 이미 나왔지만 반응도 그저 그랬습니다. 에이전시에 확인해보니 『스노든』과 같은 선인세로 계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사이 다른 책을 내야해서 일단 저작권 확보를 미룬 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해가 넘어가고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버니 샌더스에 관한 기사가 자주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투브에 버니 덕후가 있는지 ‘180초 안에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게 만들 영상’이나 ‘버니 샌더스 1985년부터 2015년까지’ 같은 제목의 동영상이 한글 자막을 단 채 SNS에 올라왔습니다. 이런 영상을 보면 버니 샌더스가 오랜 세월 한결같이 약자를 대변했고, 정치적 유행에 흔들림 없이 신조를 지켜온 정직하고 매력적인 정치인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샌더스 돌풍’은 결과적으로 정치적 냉소만 안겨준 ‘안철수의 새정치’와는 다른 종류의 바람이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출간을 결심하기 전에 두 분께 의견을 여쭤보았습니다. 한 분은 페이스북 페이지 〈2016 미국 대선 업데이트〉를 운영하는 재미 칼럼니스트 박상현 님이고 또 한 분은 유유출판사의 조성웅 대표였습니다. 다행히 두 분 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박상현 님은 주변에 샌더스 팬이 많고, 일단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대선에서 지더라도 출간해도 좋겠다고 했습니다. 평소에 제가 내던 책에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던^^; 조성웅 대표의 반응도 이례적으로 좋았습니다. 기존에 출간된 버니 샌더스 책은 미국 정치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카툰 형식이라 일반인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재명 시장 같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분의 추천사를 받으면 나쁘지 않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에이전시에 오퍼를 넣었습니다. 그때가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는 1월 중순이었습니다. 샌더스 돌풍이 거세게 불어 힐러리 대세론이 흔들린다는 말이 나오는 시기였죠. 아니나 다를까 에이전시측은 처음에는 11월에 검토했을 때보다 1,000달러 이상 높은 선인세를 요구했다가, 다시 다른 출판사와 경쟁이 붙었다며 1,000달러를 더 요구했습니다.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출판사 예산이 빠듯한 상황에서 그 정도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카툰이라는 정치 분야에서는 생소한 형식의 책이 잘 나갈지. 버니 샌더스가 잘 싸워줘서 대통령이 되면 좋지만 지는 경우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는 않을지.

     이런 저런 고민 끝에 결국 출간을 결심했습니다. 선인세가 많이 부담되었지만 저작권사에서 표지와 본문을 별도의 비용 없이 제공해 주기로 해 디자인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저자의 『스노든』을 계약한 상태여서 한 권만 내는 것 보다는 적어도 두 권을 연달아 내는 게 책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미 원서로 『버니』를 읽고 버니 샌더스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 상태에서 책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2월 초 계약을 했고, 하루라도 빨리 책을 내기 위해 지난 한달 반을 쉼 없이 작업한 책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번역서에는 박상현 님의 ‘왜 밀레니엄 세대는 버니 샌더스에 열광하나’라는 도움글이 들어가 한국 독자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최근 교과서 국정화 국면에서 크게 주목을 받은 『역사전쟁』의 저자 심용환 선생님을 비롯해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미국학과 교수님,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님, 이재명 성남시장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의 저자 임승수 선생님, 정봉주 전 국회의원, 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님, 최강욱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님께서 흔쾌히 추천사를 써주셔 권두에 담았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서점에서 『버니』가 판매 중입니다. 특히 인터파크도서에서는 담당자분이 출판사에 제안을 해 와서 오리지널 표지가 들어간 머그컵 100개 한정 증정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버니의 선거 구호, FEEL THE BERN처럼 ‘버니’는 정말 느껴볼 만한 정치인입니다.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me2.do/5aNQmKZy

 

 

댓글 (24)

  • 2016-03-21 14:35
  • 모던타임스2016-03-21 14:39

    감사합니다!

  • 책공장 이승훈2016-03-21 15:26

    좋아요^^
    언제 함 봬요~ 꽃 피면~

  • 모던타임스2016-03-21 15:32
    책공장 이승훈

    꽃이 피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뵙죠~

  • 블루문812016-03-21 23:02

    표지부터 눈길을 확 끄네요

  • 모던타임스2016-03-21 23:47
    블루문81

  • 1와이낫2016-03-22 15:25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정치관련책이 이렇게 카툰으로 쉽게 접할수 있어 좋았습니다.
    컵도 예뻐서 사무실서 쓰는데 보는사람마다 한번씩 묻네요…이거 어디서 샀냐고..ㅋ

  • 모던타임스2016-03-22 16:10
    1와이낫

    감사합니다. 인터파크에서 100개 한정 이벤트 중이라고 알려주세용~

  • CHPNC2016-03-22 18:01

    텀블벅 사이트에서 자주 뵈었는데 모던 타임스님도 책공장 까페분이셨군요^^ 반갑습니다.
    후원을 해드리고 싶었는데..ㅠㅠ 해준다 해준다 생각만하고있다가.. 시기를 놓치고 말았네요..
    무탈하게 펀딩 성공잘 하시고 책까지 잘 나와서 다행입니다^^ 주말에 교보문고에 가볼생각이니
    책보이면 한권 구매해보도록할게요^^ 힘내세요!!

  • 모던타임스2016-03-22 18:39
    CHPNC

    간당간당하게 성공했어요. ㅎㅎ 관심과 응원 감사합니다!

  • CHPNC2016-03-22 19:52
    CHPNC

    ^^ 넵!! 10만원이상 후원이면 사장님을 뵐수있는 기회가있었는데..ㅠㅠ 크흑..
    혹시 그 모임때 저도 불러만 주신다면^^ 동석할수있는 기회를 주십시요^^

  • 모던타임스2016-03-22 20:50
    CHPNC

    후원자 미팅은 지난주 금요일 가졌답니다^^ 다음에 언제 봬요~

  • 고등어2016-03-23 16:40

    주문했습니다 ^^ 디자인이 눈에 확들어오네요 ㅎㅎ

  • 모던타임스2016-03-23 21:04
    고등어

    캄사합니다!

  • 윤앤리2016-03-23 20:41

    그 동안 지방에 있다 올라와서 얼마 전에야 소포를 뜯었어요. ^^ 버니 머그 컵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쟁쟁한 인물들에게 어떻게 추천사를 받으셨어요? @.@

  • 모던타임스2016-03-23 23:25
    윤앤리

    제가 감사하죠. 아는 인맥 총동원했죠. 무작정 메일도 보내보고^^

  • 윤앤리2016-03-23 23:30
    윤앤리

    우와… 그러셨군요. 추천사 인물들이 쟁쟁해서 깜짝 놀랐어요. 대단하세요. ^^ 저도 내고 싶은 사회 서적이 하나 있는데, 추천사를 받고 싶은 분이 있지만 엄두가 안 나요. (워낙 책도 많이 집필하시고 한 분이라… 또 책과 인성이 항상 일치하는 건 아니다보니 -ㅅ-;;; 큰 액수의 사례를 원하시면 실망할 것도 같고. ㅠ.ㅠ)

    출판이란 건 정말 잘하려고 하면 끝도 없는 것 같아요. 수많은 고민들이 ㅠ.ㅠ

  • 모던타임스2016-03-23 23:34
    윤앤리

    일단 부딪쳐보세요. 안 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저도 세 분 정도는 답을 못받았었요. 추천자도 많았고 일일이 사례금을 드릴 여유가 안 되는 지라 버니+버니컵+다른책한권 이렇게만 보내드렸어요. 내시려는 책에 관심과 애정이 있는 분이라면 써주실겁니다~

  • DreamDoSee노재명2016-03-24 10:49

    상세한 출간소식 잘 읽었습니다. 좋은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작은 도움 드릴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박수민 대표님과 뵙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계속 좋은 소식 전해 주세요. ^^

  • 모던타임스2016-03-24 11:49
    DreamDoSee노재명

    넵. 어제 또 다른 후원자님과도 만났습니다. 책을 만드니 좋은 분들과 만날 수 있어 좋네요~

  • 까칠곰팅2016-03-24 13:41

    색다른 시도인듯 해요^^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 모던타임스2016-03-24 22:13
    까칠곰팅

    감사합니다~!

  • 오딧세이2016-03-27 18:28

    저 이 책 크라우드 펀딩 참여했어요. 지금 읽는 책 다 읽으면 읽기 시작하려고요. 버니 머그컵도 잘 쓰고 있답니다. 버니가 승리할 수 있기를 기원하고, 그 기운이 우리에게도 전해지기를 기원해봅니다. 좋은 책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 모던타임스2016-03-28 09:06
    오딧세이

    오~. 마침 지난 토요일 알래스카, 하와이, 워싱턴 주에서 버니가 이겼네요. 책공장 회원 분이 많이 후원해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태그: 버니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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